영화 ‘곡성’을 보고나서...

‘谷城’을 ‘哭聲’으로 표현한 감독은 ‘谷城’ 주민에게 사과해야

2016-06-02 오후 2:01:44

영화 곡성을 보고나서...

谷城哭聲으로 표현한 감독은 谷城주민에게 사과해야


 


 


 


 

나는 그렇다.

 

실감 나게 자연스럽거나, 미처 알지 못하던 허점이 드러남에 '아하!’ 이마를 치거나, 영상이 이쁘거나, 이야기가 흥미롭거나, 웃기거나, 재밌거나, 실화라 부르는 사실이거나, 사회적 고발이거나, 알지 못하던 신세계거나...

 

암튼 영화는 뭐든 보고 나서 남는 게 있어야 본전은 했다고 생각한다.

 

근간에 해외 출품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개봉 일주일 만에 관객 300만을 돌파했다는 숫자가 경이로워 꼭 한 번은 봐야겠다는 숙제적 영화가 있었다.

 

곡성이다.

 

기대가 컸다기보다는 요즘 영화 다들 기본 이상은 했기에, 훌륭한 감독님 명성도 있고 하여 뭔가 있겠지, 드러나지 않으면 숨은 그림이라도 있겠지, 그냥 끝낼 리는 없다고 여겨, 하려는 이야기를 잘 듣고 이해하려, 내내 비 오고 밤도 아닌데 어두컴컴하며 우중충한 화면에 무던히도 집중하였다.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마무리가 되어 갈 거라 기대했었다.

 

영화는 동·서양의 종교, 성경과 미신이 딱 절반씩 섞여서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통해 색깔을 드러내고는 있으나, 좀체 알 수 없는 허구를 계속 들이밀고 있다.

 

사실, 첫 장면부터 맘에 안 들었다.

 

마을에 살인사건이 일어나 경찰에 신고가 되었는데, 먹을 거 다 먹고, 아이 학교까지 태워다 주고서야 사건 현장을 돌아보는 경찰 옷을 입은 주인공은 앞으로 얼마나 허술하게 경찰행정을 보게 되려는지 뻔히 예측할 수 있었다.

 

 

 

 

그래도 주인공이 무게 있는 배우 곽도원과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인데 아쉽게도 황정민의 혼도시 모습만 기억 날 뿐이다.

 

왜 꼭 죽음을 통해서, 그것도 밑도 끝도 없는 피바다에서 종교적 언어를 찾아내야 한단 말인지.

 

박수무당의 살기 돋는 의식은 진짜 누구 하나 죽어 나가야만 할 것 같은 음습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긴가민가한 사기꾼 냄새만 짙었지 신기어린 무속은 아니었다.

 

악귀와 천사의 이중적 구조를 연약한 인간은 분별해내지 못하고 끌려 다니는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이야기는 이해하겠다. 세상이 그렇고 그런 줄 진즉부터 알고 있었으니...

 

더군다나 인간의 최고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자식 앞에서야 그 누군들 고꾸라지지 않겠는가.

 

성경 몇 구절 인용했다하여 기독교 영화라 하기도 민망하고 귀신 나오고 굿을 한다하여 향토적 샤머니를 갖다 대기도 어설프다.

 

기독교의 본질은 믿음, 소망, 사랑을 복음으로 표현해야 함인데, 희망 한 조각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복음을 찾아가는 길은 아예 없었다.

 

박수무당의 살 굿도 진짜 무당일까 아닐까 의심하다가 깔딱 넘어가는 대목에서 깻박나는 게 다행이다 싶었으니 그것도 소품일 뿐이었다.

 

마지막 극의 후반에 젊은 사제가 악마와 대립하는 장면마저도 혼돈과 현혹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니, 무슨 필요로 그런 장면을 넣었는지가 의문이다.

 

그밖에도 의문은 많다.

 

인간세상이 그리도 핏빛이란 말인가.

 

악마를 처단할 그 무엇도 없단 말인가.

 

흉흉한 무리들이 손을 잡고 결탁할 때마다 이리저리 휘둘리며 미련한 속내마저 훤히 드러내고 선인지 악인지조차 구분 못 하고 그렇게 계속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꼭 악마를 일본 놈으로 만들어내는 발상은 반일구도여야 했는지 좀 우스웠다.

 

이야기에 빠져, 화면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영화, 물 흐르듯 흐르다 보니 그랬구나 그랬어 공감하는 영화였음 좋았을 것을...

 

선과 악의 이중 구조 사이에서 선도 악으로 보이고, 악도 선으로 둔갑하는 혼돈 속에 지쳐가는 인간의 약한 모습이 몹시 슬픈 영화였다.

 

정신 바짝 차리고 귓가에 속삭이는 온갖 유혹을 이겨내며, 힘든 세상 지치지 말고 꿋꿋하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하였다.

 

아직도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핏빛 서린 골룸을 닮은 배우의 눈빛. 산골짝 어딘가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은 그 시선을 벗어나려면 곡성에서 빠져나와야 할 것만 같다.

 

아름다운 산간마을 谷城을 괴기스러운 哭聲으로 표현한 哭聲영화의 감독은 谷城주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다.

 

유명세만으로는 결코 퉁칠 수 없는 잔혹한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하는 말이다.

 

 

강서뉴스 류자 기자

강서뉴스 (shinnakhy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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